안녕하세요, 호산가족 여러분!
호산비전이 소 밥까지 챙기게 될 줄, 혹시 상상해 보신 분 계신가요? 저희도 몰랐습니다. 논에 비료 넣는 기계를 20년 넘게 만들어 온 회사에, 어느 날 울산의 한우 농가 한 분이 찾아오시기 전까지는요.
오늘은 그 뜻밖의 만남 이야기를 들려드리려 합니다. 주인공은 한우 300마리를 키우시는 박성룡 고객님입니다.

300마리 한우의 밥상
소 300마리의 하루 밥상을 떠올려 보세요. 어마어마하겠지요? 그런데 풀사료 값은 자꾸 오르고, 사서 먹이는 것도 점점 버거워졌습니다. 그래서 고객님은 결심하셨습니다. “소 밥은 내가 직접 키운다!”
대동 PX1000(100마력) 트랙터를 들이고, 로터리를 친 다음 수단그라스와 라이그라스 씨앗을 뿌리고, 다시 로터리를 얇게 한 번 더 치는 방식으로 풀 농사를 시작하셨지요.
바람 따라 이웃집으로 간 풀씨
처음에는 풀씨를 비료 살포기로 휙휙 뿌렸습니다. 그런데 이 풀씨들이 너무 가벼웠던 게 문제였어요. 바람을 타고 옆 논과 밭으로 날아가, 이웃 밭에 원치 않는 풀 선물을 해 버린 겁니다. 결국 민원이 들어왔고, 살포기는 창고로 들어갔습니다.
그다음부터는 망태기에 풀씨를 담아 손으로 직접 뿌리셨다고 해요. 그 넓은 밭을 한 줌씩요. 그때를 떠올리며 하신 고객님 말씀이 압권입니다.
“얼마나 힘들고 시간이 많이 들었는지, 가늠조차 하기 싫습니다.”
로터리 두 번을 한 번으로, 그런데…
고객님은 꾀를 내셨습니다. 로터리를 두 번 치지 말고, 땅 고르기와 씨 뿌리기를 한 번에 끝내면 되지 않을까? 그래서 튀르키예산 디스크 해로우를 들이셨지요.
그런데 그 위에 풀씨 뿌리는 장치를 따로 달려고 알아보니, 장착도 어렵고 값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해로우는 생겼는데 씨 뿌릴 방법이 없는, 참 애매한 상황이 된 거죠.
유튜브가 이어 준 인연
고민하던 고객님 눈에 들어온 건 유튜브에 올라온 호산비전 측조시비기 영상이었습니다. 이앙기에 달아 논에 비료를 넣는 바로 그 기계요. 고객님은 생각하셨습니다. “저걸 좀 고치면 풀씨도 뿌릴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정말로, 울산에서 충북 옥천까지 먼 길을 달려오셨습니다. 이앙기용 측조시비기를 보러요.
인연은 공장 한쪽에
그런데 인연은 엉뚱한 데 숨어 있었습니다. 이앙기용 시비기를 보시던 고객님 눈에, 공장 한쪽 로터리 위에 얹혀 있던 트랙터용 측조시비기가 딱 걸린 거예요.
“야, 이거다!”
이걸 디스크 해로우 위에 달기만 하면 금상첨화다! 고객님은 그 자리에서 바로 개발 담당자에게 전화를 거셨습니다. 이앙기 시비기를 보러 왔다가, 트랙터 시비기에 반하신 거지요.
디스크 해로우, 옥천으로 유학 오다
전화를 받은 개발 담당자의 답은 솔직했습니다. “기계를 직접 봐야 달 수 있을지 알 수 있습니다.” 그러자 고객님은 디스크 해로우를 통째로 옥천에 올려 보내셨습니다. 해로우가 옥천으로 유학을 온 셈이지요.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희에게도 처음 받아 보는 숙제였습니다. 논에 비료 넣으라고 만든 기계로 소 먹일 풀씨를, 그것도 다른 회사의 디스크 해로우 위에서 뿌려야 했으니까요. 하지만 이런 숙제는 늘 개발팀의 눈을 반짝이게 합니다.
2주 뒤인 8월 말, 장착을 마친 사진이 울산으로 날아갔습니다. 사진을 받아 보신 고객님 말씀은 이랬습니다.
“원래 디스크 해로우에 달려 있던 기계라고 할 만큼 깔끔하고, 잘 어울립니다.”
남의 집 기계 위에 우리 기계를 얹었는데 원래 한 몸 같다는 말씀이니, 개발팀에게 이보다 기분 좋은 칭찬이 또 있을까요?
구조는 트랙터용 측조시비기를 그대로 응용했습니다. 디스크 해로우 위에 호퍼 두 개를 얹고, 송풍기가 풀씨를 호스로 보내면 확산판에서 고르게 떨어집니다. 그 뒤를 따라가는 디스크가 바로 흙을 덮어 주고요. 풀씨가 공중으로 멀리 날아갈 틈이 없습니다.
10월 2일, 엄지 셋

드디어 10월 2일, 개발부 황선국 부장님을 비롯한 호산비전 직원들이 울산 고객님 밭에 함께 섰습니다. 오전에 시험 작업을 마친 뒤, 오후에는 1,700평을 더 파종하셨는데 문제없이 끝났습니다. 망태기로 뿌리던 시절이었다면 상상도 못 할 속도지요.
사진 속 엄지 세 개가 그날의 결과를 말해 줍니다. 고객님은 이렇게까지 말씀하셨어요. 이 기계라면 다른 농가에도 추천하고 싶다고, 풀사료 파종 기계로 영업을 해도 되겠다고요. 울산에 든든한 홍보대사가 생겼습니다!
12일 만의 초록 답장

고객님은 싹이 올라오는 걸 보고 최종 판단을 하겠다고 하셨습니다. 1~2주를 기다려야 하는, 저희에겐 조금 떨리는 시간이었지요.
그리고 파종 12일 뒤인 10월 14일, 울산에서 사진 한 장이 도착했습니다. 파종한 줄을 따라 초록 싹이 촘촘히 올라와 있었어요. 망태기를 메고 한 줌씩 걷던 바로 그 밭입니다.
우연이 만든 새 이름
돌아보면 이번 일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연의 연속이었습니다. 소 키우는 분이 이앙기 시비기 영상을 보셨고, 이앙기 시비기를 보러 오셨다가 트랙터 시비기를 만나셨지요. 저희도 우리 측조시비기가 소 밥을 뿌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 우연 덕분에 ‘트랙터용 라이그라스 파종기’라는 새 이름이 생겼습니다. 현장의 고민 하나가 새 기계가 된다는 것, 호산비전이 20년 넘게 일해 온 방식 그대로입니다.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아끼는 기계까지 믿고 맡겨 주신 박성룡 고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올겨울 고객님 댁 한우 300마리가 직접 키운 풀사료를 든든하게 먹기를, 저희도 옥천에서 응원하겠습니다. 소들도 “음메~” 하고 고마워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처음 받아 보는 숙제를 2주 만에 깔끔하게 풀어 준 개발팀 여러분,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 호산비전 홍보팀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