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기사

비료살포,AI·자율주행 결합 정밀 기술 상용화 진입

변량시비가 새롭게 뜬다                                                    
“감(感) 농사서 데이터 농사로”

필지 내 생육 편차와 토양 양분 차이를 데이터로 분석해 구역별로 시비량을 달리하는 ‘변량시비’가 정밀농업 전환의 출발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농업신문=김채은 기자) 최근 농업 현장에서 비료 사용의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얼마나 많이 주느냐’가 아니라 ‘필요한 만큼 정확히 주느냐’가 수확과 비용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필지 내 생육 편차와 토양 양분 차이를 데이터로 분석해 구역별로 시비량을 달리하는 ‘변량시비’가 정밀농업 전환의 출발점으로 부상하는 배경이다.

특히 AI 기반 양분진단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한 변량시비 솔루션이 등장하면서, 변량시비는 단순한 장비 기술을 넘어 ‘데이터 농업’ 체계로 진입하는 전환점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내 농기계업체들도 변량시비를 정밀농업 전환의 출발점으로 삼아 디지털 기술 접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율주행, 센서, 데이터 분석 기술을 농기계와 결합해 시비 작업의 정확도를 높이는 한편, 토양·생육·작업 데이터를 연계한 통합 솔루션 개발에 나서며 변량시비의 현장 적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변량시비가 더 이상 수입 기술이나 대규모 농가 전유물이 아니라, 국내 농업 여건에 맞춘 실용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호산비전, 변량시비기 기반 ‘전주기 통합형’ 변량시비기 개발

농업기계 전문기업 호산비전은 최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농기평)의 ‘AI 기반 양분진단, 최적시비 전주기 통합형 자주식 변량시비기 스마트패키지’ 기술개발 과제에 최종 선정됐다. 향후 4년간 총 22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차세대 정밀 시비 기술 고도화에 착수한다. 이번 과제의 핵심은 단순 변량 살포 장비 개발이 아니다.

호산비전이 제시한 방향은 현장 데이터 기반 실시간 처방과 정밀 구동 제어 기술을 통합한 ‘전주기 플랫폼형 시스템’이다.
기존 변량시비기는 사전에 제작된 처방맵을 기반으로 정량 분배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반면 호산비전의 스마트패키지는 토양 및 생육 데이터를 분석해 가변 처방을 생성하고, 주행 속도와 연동해 시비량을 실시간 정밀 제어하는 구조를 갖췄다.

회사 관계자는 “변량시비기를 단순히 비료량을 조절하는 장비가 아니라, 데이터 분석,처방,작업,사후 관리까지 연결하는 통합 솔루션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양·생육·위치 데이터 통합 분석

호산비전의 AI 기반 양분진단은 단일 데이터가 아닌 복합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한다.
적용 데이터는 ▲토양 EC·pH 등 화학성 정보 ▲생육 영상 기반 색상·활력 분석 데이터 ▲위치 기반 포장 구획 정보 ▲드론·위성 영상 연계 데이터 등이다.
단순 영상 분석을 넘어, 토양,생육,위치 정보를 통합 분석해 특정 구간의 질소 요구량과 생육 편차, 과잉·부족 구간을 판단하고 이를 시비 처방으로 연결하는 구조다.

특히 주행 속도 변화에 따른 동기화 제어 알고리즘과 정밀 구동 모듈을 적용해 설정 대비 ±5% 이내 오차 범위에서 시비량을 제어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현장 조건에 따른 변동성을 고려해 보정 알고리즘도 함께 적용하고 있다.

호산비전은 국내 최초로 측조시비기를 국산화한 20년 기술력을 기반으로 기계적 정밀도와 전자제어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운다.

호산비전 측조시비기.

현장 실증…“비료 15%↓·생산량 10%↑”


호산비전의 변량시비 기술은 실증 단계에서도 일정 수준의 효과를 확인했다. 지난 3년간 벼 재배 중심 논 실증 결과 ▲비료 사용량 15% 절감 ▲노동력 20% 이상 감소 ▲비료 유실량 30% 감소 ▲생산량 10% 증가 ▲균일 품질 쌀 생산율 40% 증가 ▲토양오염도 30% 감소 등의 성과를 기록했다.

현재 실증은 이앙기 부착형 측조 변량시비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으나, 시스템 구조는 작물에 종속되지 않는다. 밭작물·콩·밀·원예작물 등으로 확장 가능하도록 설계됐으며, 향후 트랙터 부착형 밭작물용 시스템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또한 호산비전은 변량시비 도입 효과에 대해 단순한 투입 절감 차원을 넘어 경영 안정성 개선에 의미를 둔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따르면 토양 양분 편차가 큰 포장일수록 절감 효과가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을 보였다. 아울러 구역별 정밀 시비를 통해 생육 균일도를 높이면 수량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과잉 시비로 인한 비용 부담과 환경 부하도 동시에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호산비전 관계자는 “변량시비의 목적은 비료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공급하는 정밀농업 체계로 전환하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대동, 드론 기반 변량시비 투입 효율 높여


대동이 강조한 핵심은 드론 기반 변량시비다. 드론 카메라로 촬영한 항공 이미지를 기반으로 필지 내부의 생육 상태 차이를 확인하고, 생육이 저조한 구역에는 비료를 더 주고 생육이 양호한 구역에는 비료를 덜 주는 방식으로 투입량을 조정하는 개념이다. 이는 “한 필지 안에서도 생육 상태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현장 현실을 데이터로 확인해, 적재적소 시비를 가능하게 한다.

대동은 토양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시비 처방서(처방 기준·투입량 산정)를 제공하고, 생육 단계에서는 드론 영상 기반 분석으로 변량시비 처방을 만들어 실제 살포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운영해 왔다. 특히 현재 단계에서는 대동이 처방맵을 만들어 드론에 입혀 ‘대행 살포’까지 수행하고 있다.

실증 결과 “수확량·균일도 개선”


대동은 정밀농업 서비스가 단순히 “비료를 줄이는 기술”이 아니라 수확량과 품질의 안정성을 끌어올리는 관리 체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수확 단계에서는 ‘스마트 콤바인’ 등 장비를 통해 실시간 수확 중량을 모니터링하고, 수집된 데이터를 앱에서 확인하는 형태의 서비스도 병행하고 있다. 대동은 향후 드론 데이터 전송·분석 자동화와 함께 수확량 예측 기능을 고도화하고, 나아가 병해충 예찰·진단 등으로 확장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종이 처방전”에서 “플랫폼 처방”으로


대동이 가장 큰 변화로 꼽은 대목은 플랫폼 전환이다. 그동안 시비 처방과 생육 결과가 출력물 중심으로 제공되면서, 농가가 “지금 내 필지 상태가 어떤지”를 수시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대동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웹 기반 정밀농업 플랫폼을 구축하고, 커넥트 앱 업데이트 방식으로 정밀농업 기능을 연동해 농가 접근성을 높이는 전략을 내놨다.

플랫폼에서는 토양 성분 정보, 목표 수확량 설정에 따른 처방량 계산, 촬영 시점별 생육지수 변화 추적, 변량시비 처방맵 확인 등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대동 관계자는 “농민이 원할 때 언제든지 들어와 데이터를 확인하고, 목표 수확량에 맞춰 처방을 계산할 수 있게 되면 영농 판단이 더 수월해진다”고 밝혔다.

농작업 대행까지 포함한 전주기 서비스 구상


대동은 정밀농업을 ‘자동화’ 단계의 핵심 축으로 규정하면서, 궁극적으로는 무인 자율 작업까지 연결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토양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도 기존의 인력 중심 토양 채취에서, 트랙터 등에 부착해 주행만으로 토양 데이터를 얻는 토양 스캐닝 장비 실증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인건비 부담이 큰 데이터 수집과 처방 제공을 자동화하면 서비스 단가를 낮춰 확산의 문턱을 낮출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한 정밀농업 플랫폼을 기반으로 농작업 대행 서비스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고령화·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농민은 땅만 있으면 되고, 나머지 작업은 솔루션과 장비를 가진 주체가 전주기 수행하는 구조”를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대동 관계자는 “정밀농업은 감으로 하던 처방을 데이터로 전환해 투입을 최적화하는 과정”이라며 “토양–생육–수확을 연결하는 전주기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통해 농가의 생산성·경제성을 동시에 높이는 방향으로 고도화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변량시비, 구조적 농업 문제 해법 될까


변량시비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농업 환경의 구조적 변화가 있다.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으로 작업 효율성에 대한 요구가 커졌고, 비료 가격 상승과 환경 규제 강화로 과다 시비를 줄이면서도 생산성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현실화됐다.

기후변화로 필지 내 생육 편차가 확대되면서 ‘한 필지, 한 처방’ 방식의 한계도 분명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데이터 기반 구역별 처방은 생산 안정성과 비용 절감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다.

이제 농업은 감(感)이 아닌 데이터로 판단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토양과 생육 정보를 기반으로 구역별 처방을 내리는 변량시비는 생산 안정성과 비용 절감, 환경 부담 완화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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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은 기자 kce531@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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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한국농업신문(http://www.newsfar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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